책에서 배운 카피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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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결코 할부로 오지 않아. 

불행은 반드시 일시불로 오지. 

그래서 항상 처리하기가 곤란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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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이 뭔지 알아요. 

그것은 시간을 입금해놓은 자신의 통장에 

잔고가 하나도 안 남아 있는 상태죠. 

이미 다 써버렸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차압당했거나. 

별다른 건 없어요. 

그저 파산한 삶을 복구할 잔고가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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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안 때문에 삶을 규칙적으로 만든다. 

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삶을 맞춘다. 

우리는 삶을 반복적이고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해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만든다. 

습관과 규칙의 힘으로 살아가는 삶 말이다. 

하지만 효율적인 삶이라니 그런 삶이 세상에 있을까. 

혹시 효율적인 삶이라는 건 늘 똑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죽기 전에 기억할 만한 멋진 날이 몇 개 되지 않는 

삶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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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사라진 시간들은 지금 어디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는 걸까요. 

그걸 생각하면 참 가슴이 아파요.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운 일을 할 수도 있는 시간이잖아요. 

사라진 시간 속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낭비도, 폐허도, 후회도, 상처도,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았다는 느낌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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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우리에게 말한다.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질서는 안 돼.

 그러면 모두 깡통이 되어버려. 

그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내면의 질서를 조용히 견뎌봐. 

내가 각자의 특이성에 맞춰 시계를 줬는데 

왜 아무도 그걸 사용하지 않는 거지?"


[캐비닛]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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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기쁨에게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깍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위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정호승의 [슬픔이 기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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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 되었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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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은 흡입력이 강하다


처음 보는 풍경은 자극으로 충만하고


그래서 낯선 도시에 가면 오감이 바빠진다


우리의 시선은 낯선 거리를 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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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의 소리없는 아우성


요즘 잡지는 외로움을 탄다


요즘 잡지는 호객행위를 한다


요즘 잡지는 비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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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에겐 땀,


손님에겐 아침 식탁,


주인에겐 돈,


화가에겐 팔레트,


음악가에겐 리듬,


소설가에겐 모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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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세월에 


점령당하지 않은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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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은 액자고


풍경은 작품이다 


수많은 작품들이


순간 순간 액자 속으로


들어왔다가 나간다



달리는 기차는,


거대한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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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는 감옥에 갇힌 나무


죄수번호 :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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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산 속에는 물고기가 산다


바람이 비구름을 실어오면,


그 물기가 반가워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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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장들의 어깨는 무겁고,


모든 아이들의 표정은 맑다


모든 여자들은 쇼핑을 좋아하고


모든 남자들은 철이 없다


세상에는 일정한 틀이 있다


그 틀의 이름은, 일상(日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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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봄날이 있다


그 때 만난 사람은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 하나가 아니다


온 세상을 다 담고 있는


오직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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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저항하면

주름살이 생기지만


세월을 받아들이면 

분위기가 생긴다




박웅현의 [광고로부터 배운 시선]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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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누구도 다가오지 않는 시간,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런 기다림의 시간을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것은 형벌의 시간이며 동시에

축복의 시간이다

당신, 지금 기다리고 있는가?


조병준의[따뜻한 슬픔]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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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에

내가 미리가 너를 기다리는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하나도 다 내게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일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열고 들어오는 모든사람들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문이 닫힌다

사랑하는이여

오지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먼 데서나는너에게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있다

아주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있는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통해

내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은, 자기가 상대방에게 싫증이 났기 때문에

혹은 자기 의지로, 또 혹은 상대방의 의지로 헤어졌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계절이 바뀌듯, 만남의 시기가 끝나는 것이다

그저 그뿐이다

그것은 인간의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뒤집어 말하면,

마지막이 오는 그날까지 재미있게 지내는 것도 가능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드보일드 하드럭]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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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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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등은 두번째 얼굴이다.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그 눈속에 뭐가 담겨 있을지

보이않아도 보여준다.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누군가를 이젠 보내려고 하는지...





T   R   Y


실패 할거라고 생각하는 도전자는 아무도 없다

남의 도전은 실패 할거라고 믿는다.

남의 실패 소식은 나를 편안하게 하지만

실패한 자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결국, 내가 먼저 이겨야 할 사람은

나다.

내가 남이다.

 

이병진의 [포토에세이]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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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다른 곳으로'가 아니라 

'뭔가로부터' 달아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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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몸을 찢는 것은 허기 때문이 아니고 

-동물원에는 먹이가 풍부하다-

  피에 굶주려서도 아니고, 

자기 영역을 침범 당했기 때문.


상황이 좋을 때는 기분이 처지고, 

상황이 나쁠때는 기운을 낸다.



얀 마텔의 [파이이야기]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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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언제나 식기 전에 밥을 먹었었다.

얼룩 묻은 옷을 입은 적도 없었고, 

전화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었고

늦도록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날마다 머리를 빗고 화장을 했다.


날마다 집을 치웠었다. 

장난감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없었고, 

자장가는 오래전에 잊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어떤 풀에 독이 있는지 신경쓰지 않았었다.

예방주사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누가 나한테 토하고, 내 급소를 때리고, 

침을 뱉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이빨로 깨물고, 오줌을 싸고, 손가락으로 

나를 꼬집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수가 있었다. 

내 생각과 몸까지도.

울부짖는 아이를 두 팔로 눌러 의사가 진찰을 하거나 

주사를 놓게 한 적이 없었다.

단순한 웃음에도 그토록 기뻐한 적이 없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새벽까지 깨어 있었던 적이 없었다.


아이가 깰까봐 언제까지나 두 팔에 안고 있었던 적이 없었다.

아이가 아플 때 대신 아파 줄 수가 없어서 가슴이 찢어진 적인 없었다. 

그 토록 작은 존재가 많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줄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

내가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게 될 줄 결코 알지 못했었다.


내 자신이 엄마가 되는 것을 그토록 행복하게 여길 줄 미처 알지 못했었다.

내 몸 밖에 또 다른 나의 심장을 갖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몰랐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감정인지 몰랐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기쁨, 그 가슴 아픔, 그 경이로움, 

그 성취감을 결코 알지 못했었다.

그토록 많은 감정들을.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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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높이까지 맞춤 책장을 만들어 

책을 가득 채우고 싶은 나의 욕망은

느긋하게 그 책들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욕망함에 다름 아닌 것이다.

여전히 살아 있음에 유효한 희망 사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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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요리 이야기] 에서 혐오는 진부한 애호가 

도저히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자신을 세계와 분리시킨다고 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굴복하겠다는 것, 

다시 만족스럽게 죽겠다는 뜻이 되고 혐오는 

자신과 세계의 경계를 더 확실히 긋고 

분리된 사물을 명확히 해준다고 했다. 

그 어떤 무리에 있어도 그곳에 동화되지 않고 

자신을 지킬 줄 아는 경지야말로놀라울 지경이지만 

그걸 단 한마디로 요약하면 개인주의자가 되고, 

나쁘게 말하면 이기주의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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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으려면 현실감 있는 인간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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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이 그리 다를 것도 없는 삶을 살면서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사는 것보다는

힘등 상황에서도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곳이 있는 삶이 낫고

그저 묵묵히 견디고 참아가면서 사는 것 보다는 단번에 부수어 버리고 

떠날 수 잇는 삶이 낫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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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바라고 희망해야 실패란 것도 있는데 그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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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돈 많은 남자는 미모만 가진 여자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돈 많은 여자는 대부분 자신보다 더 돈 많은 남자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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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게 자신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두 가지 방법은

하나는 변태를 가르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음악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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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고독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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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자들은 정상이 아니다. 

사랑 때문에 살고 사랑 때문에 죽는다.

그들이 자신들 이외의 것을 살필 수 있다면 

그들은 사랑에 빠졌다고 말 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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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이해하는 것은 쉽다. 

책은 이미 한 사람을 완전히 통과해서 

정리된 기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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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은 책은 인쇄된지 얼마 되지 않아도 표지가 구겨지고 

책장이 너덜너덜한 반면 아무도 찾지 않은 책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빳빳하다. 

어쩌면 사람도 책처럼 많이 사랑받을수록 수명이 짧아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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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는다는 건 서로 기대하는게 없다는 뜻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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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살아 있기 때문에 집을 짓는다.  

그러나 죽을 것을 알고 있기에 글을 쓴다.

인간은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기에 모여서 산다. 

그러나 혼자라는 것을 알기에 책을 읽는다.

독서는 인간에게 동반자가 되어 준다.

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에서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되어 가는 대로 놓아 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양귀자의 [모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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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그런 것이다. 억지로는 안 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 해도 달아날 수 없고잉.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겄지. 물 한모금 달라고.




최명희의 [혼불]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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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은 마음을 달래줬다. 

걷는 것에는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어떤 힘이 있었다. 

규칙적으로 발을 하나씩 떼어놓고, 

그와 동시에 팔을 리듬에 맞춰 휘젓고, 

숨이 약간 가빠오고, 맥박도 조금 긴장하고, 

방향을 결정할 때와 중심을 잡는 데 

필요한 눈과 귀를 사용하고, 

살갗에 스치는 바람의 감각을 느끼고

 그런 모든 것들이 설령 영혼이 형편없이 

위축되고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크고 넓게 만들어 주어서

마침내 정신과 육체가 모순 없이 

서로 조화롭게 되는 일련의 현상들이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비둘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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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아이가 굴렁쇠를 굴린다

빈 골목이 출렁거린다

투명한 바퀴가 오후의 적막을 감는다

파닥거리며 햇살과 바람이

허공이 한 아름씩 감겨든다

감긴 것들이 말려 들어가

둥근 시간이 된다, 제 몸 속

길을 떠밀며 달려가는 아이


플라타너스 강둑 위

굴렁쇠가 아이를 굴린다

나무그늘 아래서 아이는

새소리처럼 지저귄다

자궁처럼 환한,

굴렁쇠 안 깊숙이 둥근 산이 눕는다

둥근 물소리도 따라 눕는다


들녘 끝

은빛실타래가 천천히

감긴 길을 풀어낸다

고요하던 풍경이 수런거린다

물비늘처럼 반짝이는 길섶

햇살과 바람이 풀린다

노을 몇 점 걸어 나와

강가에 걸터 앉는다


텅 빈, 허공을 밀고 가는 아이

우주 한켠, 챠르르

지구가 굴러간다, 오월이

푸르게 자전한다.


2007년 신춘문예 당선시(김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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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기애는 아무리 열악한 것이라 해도 

주어진 조건에 자신을 적응시킬 수 있으며

그 삶을 합리화하게 마련이다. 



 신문기자란 술꾼 남편과 비슷해서 

늘 늦게 온 핑계를 지나치게 조리있게

갖다붙이고 그뒤에는 때려치워야겠다는 

소리를 잊지 않고 덧붙인다. 



 

인간이란 꼭대기까지 닿으면 

굴러떨어지게 돼 있는 바위인줄 알면서

그것을 끊임없이 밀고 올라가는 

그런 존재가 아닌가.



자신게게는 약한 부분이 없다고 믿는 

환상 때문에 간혹 스스로와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도 있는 

전근대적 한국형 아저씨 타입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화란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 

혹은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평화가 우리를 안정시켜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거라면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는 상태여야 한다.


 -E.B.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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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생각하는 진화란게 뭐예요? 

모두들 다른 존재가 되는 것,그것이 진화야.

인간들은 다르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자기와 다른 인간을 배척하게 돼 있어, 

하지만 야생에서는 달라야만 서로 존중을 받지. 



우리가 그토록 아룸다움을 숭배하는 것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기 때문이다.  

<루이노의 비가>



하지만 지금껏 그가 삶을 시작한 적이 있던가 사랑했노라, 

자신의 내면, 자기 내면의 황야를


은희경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中에서




#1


만약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그 사람 앞에 서면 까닭 없이 가슴이 설레고 

빨리감기를 할 때의 비디오 화면처럼 안정감이 없어지고, 

그 사람 입에서 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오버해서 받아들여,

 '산책이나 할까?'라는 상대의 말에 부랴부랴 집에 전화를 걸어 

'아버지, 저 이제 결혼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긴장하는 거라면

 나는 존경하는 선배의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 게 틀림없다.




#2


이렇게 심심할 때면 왠지 시간이란 직선의 개념이 아니라 

그 양끝이 연결된 원 같은 느낌이 들고, 

아까 지나간 시간을 다시 한 번 새롭게 보내고 있는 듯한 생각도 든다. 

현실감이 없다는 표현은 어쩌면 이런 상태를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3


그 자리의 분위기를 얼마나 잘 파악하는가에 따라서 사회 계층이 결정된다면 

나는 분명 착취에 착취를 거듭 당하며 인간적 존엄 따위는 

눈곱만큼도 보장받지 못하는 최하층이 될 게 틀림없을 만큼 

내가 생각해도 엉뚱한 대답만 툭툭 튀어나오곤 했다.



요시다 슈이치 [퍼레이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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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피해망상이란 걸 알았아. 

그렇지만 그런 병은 부정한다고 낫는 게 아냐.

긍정하데서 치료를 시작하는 거야. 

잠을 못 자는 사람에게 무조건 자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지.


# 

즉 스트레스란 것은 인생에 늘 따라다니는 것인데, 

원래부터 그렇게 있는 놈을 

없애려 한다는 건 쓸데없는 수고라는 거지. 

그보다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게 좋아.


# 

매일 조깅이라든지, 

수영이라든지, 

에어로빅이라든지, 

그런 걸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그것이 삶의 보람이 되어 버린대.


#

서른이 넘으면서 자만심을 가지게 된 거야. 

남자란 그런 면이 있는 거 같아. 

어른 대우를 받게 되자 이상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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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신경증 , 

얼토당토않은 생각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끊임없이 떠오르고 그만두고 싶어도 

자신의 의지로는 그만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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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란 환경이건 성격이건 고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들어본 들 아무 소용없지.


# 

마음에 두지 말라고 하지만, 

마음에 안 두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벌써 마음에 두는 거니까, 

다람쥐 쳇바퀴 도는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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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없는 놈, 

떼거리로 노는 거, 

나 안 좋아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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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는 떼거리를 짓는데서 생긴다. 

행여 홀로 남겨질까 두려워 하는 마음,

외로움을 못 견뎌 하는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 역자 후기 중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인더풀 in the pool]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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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을 보고 있지만

너와 나의 무언가가 끝나가는 오후


'그렇다면 5년 기다릴게'

너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 찻집


언젠가 오늘 같은 저녁

네가 부르던 하트브레이크호텔의 등불



타와라 마치의 [샐러드 기념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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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칠 때 낭비한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둔다고

그게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건 아니란다.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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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돌? 그게 뭐야? 그런게 있어?"




"뭐라고 부를지 몰라서 그냥 내가 지은거야.


바닷가 모래 사장에서 주었는데 초록색 돌멩이였어.


난 그렇게 투명한 초록색 돌멩이는 처음 봤거든-


그래서 선생님한테 물어봤어.굉장한 걸 주웠다구


그런데 선생님은 피식 웃으면서 


이건 사이다 병이잖아-라고 하는 거야.


어딜봐서 사이다 병이라는 건지-


사이다 병이 깨져서 마모되면 그렇게 된다는 거야.


그땐 마모라는게 어떤 뜻인지 몰랐지.


날카로웠던 사이다 병 조각이 여기 저기 부딪히고 깨져서 


닳고 닳은 나머지 둥그스름한 돌멩이처럼 되어 버린거야.








부드럽고 매끄러워 보이지만 실은


상처투성이의 흔적들이었던 거지."




기억의 조각들은 아주 사소한 계기로 


불시에 찾아와 무더기로 쏟아져 버린다.


그리고는 무방비 상태에 있던 인간을


순식간에 무너뜨려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듯 괴로운 시간이 지나가면


곧 괜찮아 질 것이다.


나는 아마도 또 벽을 만들어 갈테니까


저번 것 보다 훨씬 두껍고 튼튼한 벽을-






이런 순간들이 반복되다 보면


깨진 유리조각처럼 날카롭고 예민했던 그 시절의 나는


언젠가 말끔하게 다듬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랜시간-거친파도에 마모된 바닷가의 유리돌처럼-






박은아의 [불면증] 中에서





재미있게 노는 팀



아이디어를 내려면 우선 인생을 즐겨라.

우리 부서에서 어느 팀이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로

광고를 만들어 올 지 나는 늘 알아맞히곤 했다.

그것은 바로 가장 재미있게 노는 팀이었다.

인상 쓰거나 눈가에 깊은 주름만 가득한 친구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온 적은 거의 없었다.

미소 짓거나 웃는 친구들이 항상 멋진 아이디어를

들고 나타났다. 즐거워야 창조력의 고삐가 풀린다.



잭 포스터의[잠자는 아이디어 깨우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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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이외숙의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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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 그대. 


변명 같지만, 

그대가 지배했던 내 기억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어.

이것봐, 난 이제 과거형을 쓰고 있잖아.


그대가 나를 이끌고 갔던, 

그토록 어지럽고 막막한 숲을 빠져 나온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숲속을 헤매고 있는 채일까,

어찌 되었거나 나는 먼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어.

우린 그렇게 살도록 되어 있었던 거겠지.

우린 꼭 그 만큼만 사랑했던 거야.

혹은 사랑이 우리에게 ,꼭 그만큼만 허락 했던 거겠지.

그래도 그 시절, 

어리석은 내가 그대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이 세계가 끝날 때까지 지니고 갈 기억들을 

그대와 나누어서 다행이야.


혹시 내가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더라도,

우리의 이야기만은 쓰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대가 숨쉬고 있는 동안에는,

끝낼 수가 없는 이야기니까.

끝내지 못한 이야기를 쓸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 그대는 마음을 놓아도 좋아.

그냥 미소 지어도 좋아.


우리가 소중하게 들고 가던 케이크는 부서져 버렸지만,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 해도 다시 돌이킬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괜찮았잖아.

그대와 만나서 기뻤고 슬펐고 울었고 

웃었고 기억하고 또 잊었잖아.




황경신의 [모두에게 해피엔딩]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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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어떤인간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알기'전에는 사랑할 수 없는사람,


하나 가끔은 알수없는 쓰다듬에 숨죽이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


그러나 내가 가장 잘보이고 싶은사람은 


결국 나라는것을 알고있는 사람이다.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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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려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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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잘 되겠지..

아마도 이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주문처럼 되뇌어온 말일 것이다. 


열심히 하자, 잘 되겠지.. 

언젠가는 잘되겠지, 다 괜찮아 질꺼야...

수많은 변형과 파생을 낳으며 사람들을 위로해온말

때로는 인사치레고 한숨이고 주문이나 다름없지만 

우리는 알수없는 일 앞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서유미의 [쿨하게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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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한가지의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라고 

내가 희망을 걸었던 책의 한 구절에 써 있지요.


세상에 이 세상에 단 한가지쯤은 변하지 않고

늘 거기에 있어주는 게 한가지쯤 있었으면 했어요.

그게 사랑이든 사람이든 진실이든 혹은 내 자신이든,


나는 기대서 서있고 싶었고 존재는 머무르고 싶어하니까요..


공지영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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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그림 안에는 내 심장에서 

바로 튀어나온 무언가가 들어있다...


#.2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깊은 고뇌다.


#.3

밀레도 그랬지.

스스로를 다른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모습은 

우스꽝스럽다고!

 

-[반 고흐, 영혼의 편지] 中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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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

 

행복이란,

얻기 힘든 것을 얻게 될 때

얻게 될 것이라는 걸 알게된 순간부터

얻고 난 이후 익숙해지기까지의 한시적 감정이다.

 

슬픔이란,

힘들게 얻었던 소중한 것을 갑작스럽게 잃게 되거나

잃게될 것을 알게 될때부터

잃은 순간 이후 그 소중한 것을 대체할 수 있거나

소중했다는 기억이 옅어질때까지의 한시적 감정이다.

 

앞과 뒤,

어느 쪽이든 단지 한시적인 표면일 뿐이다.

 

[잘지내나요, 청춘]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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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 줄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사실 난 그 어느 것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 꽃이 하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 하는 건데!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뿜어주고 광채를 던져주었지요.

그때 달아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별것 아닌 심술 뒤에 애정이 깃들어 있음을

눈치 챘어야 했어요.

꽃들은 정말 모순덩어리거든요.

하지만 꽃을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엔

나는 너무 어렸어요.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질 거고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겠지.

그건 나의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보여주는 거야!

 

 

이제 내 비밀을 가르쳐줄께.

매우 간단한 비밀이야.

뭐든지 올바르게 볼 수 있는 것은

마음으로 보는 것밖에 없다는 이야기란다.

중요한 것은 절대 눈에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네 장미를 그렇게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네가 장미를 위해 정성 들여 쏟은 시간이야.


생떽쥐베리의『어린왕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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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밖에는 청나라 군대가 진을 치고 있으며, 

성안에서는 버틸 것인지 나가 싸울 것인지 

혹은 항복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신하들의 어지러운 말들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한 신하가 임금님께 항복을 권유하는 신하들을 상대로 벌이는 대화 중-


"...싸울 수 없는 자리에서 싸우는 것이 전이고, 

지킬 수 없는 자리에서 지키는 것이 수이며,

화해할 수 없는 때에 화해하는 것은 화가 아니라 항降이오."

 


암담했던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는 한 신하의 독백 중-


'.....전하, 지금 성 안에는 말言]먼지가 자욱하고 성 밖 또한

말[馬]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 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김훈의 [남한산성]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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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가훈처럼 모시고 사는 사람들에 의해 

오랫동안 무시당해온 단어. 

그러나 하나뿐인 인생을 희박한 가능성과 

맞바꿀 수 없다는 사람들에 의해 조용히 존중받는 단어. 

포기도 하나의 선택이다.


[내 머리 사용법]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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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 말고 춤추듯 살아라.


문제는 내가 어떤 식으로 내 삶을 바라 볼 것인지에 달려 있다.


롤러코스터, 그게 내 삶이다. 삶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다.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 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자기 자신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고,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만과 불안 속에서 허덕이는 것.


우리는 수도 없이 꿈을 꾸죠. 삶은 고단하고, 무정하고, 슬프니까요.


영혼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육체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만큼 돈벌이가 될 수 있다.


집안에 빛이 어떻게 들어오지? 활짝 열린 창을 통해서.

한 사람 속으로는 빛이 어떻게 들어오지? 사랑의 문을 통해서.

열려 있기만 한다면.


정열은 예기치 못한 것이 가져다주는 흥분, 열렬히 행위하고픈 열망, 

꿈을 실현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 속에도 있다. 정열은 삶을 인도하는

신호들을 보낸다. 그 신호들을 해독하느냐 마느냐는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미 그를 잃었다 해도, 나는 내 삶에서 행복한 하루를 번셈이니까.

불행의 연속인 이 세상에서 행복한 하루는 거의 기적에 가까우니까.


당신이 갖고 싶어할 물건을 사주는 대신, 나에게, 진짜 나에게 속하는

물건을 당신께 드리는 거예요. 선물이죠. 나와 마주보고 있는 사랑에 대한

존중의 표시, 그 사랑 가까이에 있는 것이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는

방식이에요. 당신은 이제 내가 당신에게 자유롭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넘겨준 나 자신의 일부를 소유하는 거예요.


깊은 욕망, 가장 실제적인 욕망, 그것은 누군가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욕망이다.


잘못 살 사치를 부리기에는 삶은 너무 짧거나 너무 길다.


[11분]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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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

이걸 알아야 할 것 같아.

우리들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들 자신보다

더 잘 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야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

또 다른 그 어떤 인간이 되라고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모든 건 다만 부수적으로 생성된 것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진실한 직분이란 다만 한가지였다.

즉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시인으로 혹은 광인으로, 예언가로 혹은

범죄자로 끝장날 수도 있었다.

그것은 관심 가질 일이 아니었다. 그런 건 궁극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

누구나 관심 가질 일은, 아무래도 좋은 운명의 하나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찾아내는 것이며,

운명을 자신 속에서 완전히 그리고 굴절 없이

다 살아 내는 일이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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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서른이 되기전에 

효자가 되거나 도덕가가 되지 말라고 일러왔다

한번 상상해봐라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아이가 효자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아마 그 나이에 효자가 되기위해서는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제 몸속의 반란을 차곡차곡 접어야 할 것이다


박훈하의 [도시에 산다]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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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단 한번도

이 이미지의 회상으로 부터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하다.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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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삶의 근원적인 공포와 비애를 이기게 해주는 것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릴멸렬한 일상이다.


#

그러나 무엇일까. 

내게 이 부박한 삶을 지속하도록 만드는 힘은. 

구차하지만, 나는 쉽게 죽지 못할 것 같다. 

물론 벽에 골드페인팅을 할 때까지 살겠다는 

모진 각오를 하지는 못하지만 울증이 깊으면 

반사적으로 다가오는 조증의 탄력에 의하여 

다시 치열한 삶을 꿈꿀 것이다. 

회복되는 욕망, 잔잔한 일상의 감동, 

좋은 소설 한 편 쓰기 전까지는 

죽을 수 없다는 불멸의 희망, 

그래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자기 변호, 자기암시.... 

이 속에서 다시 위장을 위한 보호색처럼 

명랑하고 씩씩한 표정을 하고 살아갈 것이다.


#

사실 방구석에 콕 박혀 배밀이를 하고 있을 때가 

가장 편하고 흔쾌한 이유는 

그때만이 온전히 '나' 자신으로 '나'를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의 눈에 비친 나를 의식하지 않고,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책 몇권이면 나는 이미 멀고 아득한 미지의 세계에 가 있고, 

거친 음식과 부실한 입성에도 

아랑곳없이 최고의 사치를 누린다. 

스스로 긴장할 것 없고 타인을 향해 신경을 곤두세울 것도 없는, 

이 둔감의 상태를 나는 사랑한다. 

나는 때로는 떠나고 싶지만, 

속도를 마음껏 만끽하며 달리고 싶지만, 

내 발은 너무 무겁고 나는 여전히 두렵다.


#

20대의 작가가 쓴 소설에서 

30대는 약간 권태롭지만 노련하고 정연한, 

얼마간 지친 듯 삶의 우수를 드리우면서도 농염한, 

맹렬하게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 목표는 확고부동하고, 발걸음은 벅차다. 

하지만 30대의 작가가 쓴 소설에서 

그의 친구이자 그 자신인 30대는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뚜렷한 목표도 없이 별로 아름다울 것도 없이 살아간다. 

30대에도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끝은 없다. 다만 더 나빠진 것은, 

그 방황의 이유를 명확히 댈 수조차 없어졌다는 것이다.


김별아의 [톨스토이처럼 죽고싶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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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행복을 

배양하고 증식시켜야 한다. 

혼자서도 행복하고, 헤어져서도 행복하고, 

다시 만나서도 행복하고, 상처와 장애와 

실패와 절망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

여행에 대한 경험이 많아질수록 챙기는 필수품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단출해진다는 것이다. ...... 

현명한 자는 몸이 가벼운 법이다.


#

'멀리서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가까이에 있으면 화가 나.'


#

비밀이 없는 사이는 성숙한 사람의 인간 관계가 아니다.

사람 사이에는 엄연한 경계가 있어야 한다.


#

어쩌면 결혼은 '여자'에서 '인간'으로 변화할 기회일 것 같았다...

단 한 사람의 '소유'가 되어 나에게 쏟아지는

 '소유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우울한 모순이 

내 결혼 결심에 얼마간 자극이 되었다.


#

사랑과 연애는 단순한 감정의 유희가 아니다. 

성장의 묘약이고 독립의 필요 충분 조건이다. 

그것을 통해서만 부모의 소유가 아닌 나만의 육체와 정신이 생긴다. 

사랑해야 할 때 하지 않고, 연애해야 할 때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직무 유기다.


김별아의 [식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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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숯도 한 때는 흰눈이 얹힌 나뭇가지였겠지

                 

-타다토모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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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길게 남기지 마라

태양은 머리 위에 있다.

      

-Epidemic Cin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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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가지들이 얼어 은빛으로

 

 

                        최하림

 

 

하늘 가득 내리는 햇빛을 어루만지며

우리가 사랑하였던 시간들이 이상한 낙차를

보이면서 갈색으로 물들어간다 금강물도 점점

엷어지고 점점 투명해져 간다 여름새들이

가고 겨울새들이 온다 이제는 돌 틈으로

찾아 들어가는 물이여 가을 물이여

강이 마르고 마르고 나면 들녘에는

서릿발이 돋아 오르고 버들가지들이 얼어

은빛으로 빛난다 우리는 턱을 쓰다듬으며

비좁아져 가는 세상 문을 밀고 들어간다

겨울과 우리 사이에는 적절한지 모르는

거리가 언제나 그만쯤 있고 그 거리에서는

그림자도 없이 시간들이 소리를 내며

물과 같은 하늘로 저렇듯

눈부시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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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정민경의 [그 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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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지금은 감옥에 계신 

어느 노조 위원장의 일곱 살 난 아들에게

“네 아버지가 누구냐?” 하고 물으니

 “노동잡니다” 하길래, 

그 대답이 하도 맹랑해서 

“노동자가 누군데?”하고 다시 물으니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하더랍니다.


그래요, 어머니. 학교에서 내 주는 가정환경조사서에 

아버지 직업을  ‘농업’이라고 떳떳하게 쓰지 못하고 

‘상업’이라고 써 내고는 온종일 

가슴이 오그라들어 있던 저처럼 못난 자식이 아니라, 

아버지 직업란에 ‘노동자’라고 써 내는 

당당함부터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김진숙, [소금꽃 나무]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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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사랑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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